도움말 = 부산 좋은문화병원 난임센터 설현주 과장
최근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임신을 계획하지 않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질병 치료나 경력 단절 방지 등 다양한 이유로 임신 시기를 미루는 여성들에게 난자 냉동은 미래 임신의 가능성을 보존하는 하나의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도 생식세포 보존 시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에 보존 중인 냉동 난자 수는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약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자 냉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많은 이들이 시술 시점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난임센터 설현주 과장은 “난자 냉동의 최적기는 난소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인 35세 이전”이라며 “35세 이후에는 난자의 수뿐 아니라 염색체 이상 위험도 높아져 임신 성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 과장은 “35세를 넘긴 경우라도 개인의 난소 기능이 양호하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난자 냉동을 고려할 때 여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난자를 보관해야 하는가’이다. 개인의 난소 기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대 중반 여성의 경우 임신 성공을 위해 약 25~30개의 난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의 난자 채취로 얻을 수 있는 수는 평균적으로 10~15개 정도이므로, 대개 2회 정도의 시술이 필요하다.
냉동된 난자는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 저장되며, 이론적으로는 보관 기한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자궁 기능 저하나 부인과 질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할 때, 40대 중반 이후까지 사용을 미루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한편, 난자를 얼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됐다. 현재는 난자를 초저온 상태로 빠르게 냉각시키는 ‘유리화 동결법’이 사용되며, 이 방법은 난자 내 얼음 결정 형성을 방지해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 결과 해동된 난자의 생존율은 약 90%에 이르고, 냉동 난자와 신선 난자 간 임신율 차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 과장은 “냉동 과정에서 숙련된 연구진이 정확한 속도와 조건을 조절해야 높은 생존율과 임신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여성들은 다양한 사회적 기회를 누리고 있지만, 생물학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난자 냉동은 이러한 한계에 대비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준비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설 과장은 “난자 냉동을 고려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